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될 수 있습니다.
빚이 많은 상속인이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면서 자기 몫을 포기해 다른 상속인에게 몰아준 경우, 판례상 사해행위로 보아 취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가정법원에 신고하는 ‘상속포기’와, 분할협의에서 상속분을 포기하는 것은 법적으로 전혀 다르게 취급된다는 점이죠.
이 차이를 모르면 취소가 되는 사안인데도 못 다투거나, 반대로 안 되는 사안을 붙들고 있게 됩니다.
| 민법 제406조(채권자취소권) |
| ①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 당시에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 민법 제1013조(협의에 의한 분할) |
| ① 전조의 경우 외에는 공동상속인은 언제든지 그 협의에 의하여 상속재산을 분할할 수 있다. |
1. 상속재산분할협의는 ‘재산권 목적 법률행위’입니다.
채권자취소권은 채무자의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만 취소할 수 있습니다.
판례는 상속재산분할협의를 바로 이 재산권 목적 법률행위로 봅니다.
상속이 개시되면 각 상속인은 일단 자기 법정상속분만큼 권리를 가지게 되고, 분할협의는 그 지분을 서로 어떻게 나눌지 정하는 처분행위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상속재산분할 사해행위 문제가 성립할 여지가 생기는 겁니다.
2. 채무초과 상태의 상속분 포기는 사해행위가 됩니다.
핵심은 채무자의 빚이 이미 재산보다 많은 상태였는지입니다.
판례상 채무초과 상태의 상속인이 분할협의를 하면서 자기 법정상속분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면, 그만큼 일반 채권자들이 잡아둘 수 있는 공동담보가 줄어듭니다.
이렇게 채권자를 해하는 결과가 되면 상속재산분할 사해행위로 취소 대상이 되는 것이죠.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은 요건들이 갖춰져야 합니다.
| ∙ 취소를 구하는 채권자의 채권(피보전채권)이 존재할 것 |
| ∙ 채무자인 상속인이 분할협의 당시 채무초과(무자력) 상태였을 것 |
| ∙ 그 분할협의로 채무자의 상속분이 실제보다 줄어 공동담보가 감소했을 것 |
| ∙ 채무자에게 채권자를 해한다는 인식(사해의사)이 있었을 것 |
3. ‘상속포기’와 ‘협의분할 포기’는 엄연히 다릅니다.
많은 분들이 “상속을 포기했으니 내 재산이 아니라 취소도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십니다.
실무상 가정법원에 정식으로 신고해 수리된 ‘상속포기’는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아닙니다.
상속포기는 재산을 처분한 게 아니라 상속인 지위 자체를 벗는 신분행위이고, 포기하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소급하기 때문이죠.
반면 상속포기 신고 없이 분할협의에서 “나는 안 받겠다”며 상속분을 포기한 것은 이미 취득한 지분을 넘긴 처분행위라 취소 대상이 됩니다.
| 구분 | 상속포기 (가정법원 신고·수리) | 분할협의에서 상속분 포기 |
| 법적 성질 | 신분행위 | 재산권 목적 법률행위 |
| 사해행위 취소 | 대상 아님 | 대상 됨 |
| 이유 | 소급해 처음부터 상속인 아님 | 지분 취득 후 처분해 담보 감소 |
상황은 똑같이 ‘포기’라도 어느 쪽이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4. 취소 범위는 채무자의 법정상속분까지입니다.
분할협의 전체가 통째로 뒤집히는 것은 아닙니다.
취소는 원칙적으로 채무자가 원래 가졌어야 할 법정상속분 상당액을 한도로 이루어집니다.
원상회복은 그 상속분에 해당하는 지분을 채무자 앞으로 되돌리는 방식(원물반환)이 기본이고,
이미 부동산이 팔리는 등 되돌리기 어려운 사정이 있으면 그 가액을 돈으로 물어내는 가액배상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채무초과 시점을 언제로 볼지, 피보전채권이 분할협의보다 먼저 성립했는지, 취소 범위를 얼마로 산정할지는 사안마다 판단이 크게 달라집니다.
상속재산분할 사해행위는 상속 법리와 채권자취소권 법리가 함께 얽혀 있어, 어느 한쪽만 봐서는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상속재산분할 사해행위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사해행위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법률사무소 현송으로 편하게 문의 주셔도 됩니다.